2000년 초반 종신보험이 크게 각광을 받은 이후에 종신보험이 침체기를 겪는 동안 종신보험의 대체상품으로 CI보험과 변액종신보험이 그 역할을 대신하여 판매되고 있다. CI보험과 변액종신보험은 모두 종신보험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종신보험의 본래 보장기능 외에도 CI보험은 질병에 대한 고액보장을, 변액보험은 투자의 역할을 추가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종신보험이 인기가 있을 때 가입한 사람이 추가로 CI보험을 다시 가입하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이미 건강보험과 암보험을 충분히 가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CI보험을 가입하고자 한다면 CI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걸까? 또 다른 예로 최근에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변액유니버셜과 연금보험 중 먼저 가입해야 할 보험상품은 무엇일까? 만일 연금보험이 이미 가입되어 있다면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추가 가입여부 또는 기존 연금보험의 정리여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자녀가 생명보험사의 어린이보험만 다수 가입하고 있다면 다수 계약을 계속 유지해야 좋은 것일까?

최근에 이처럼 보험상품이 다양해지고, 유사한 성격의 신상품이 계속 추가로 판매되면서 이미 가입한 보험상품의 보장내역과 중복되고 있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이러한 특정한 사례를 가지고 보험 리모델링을 해보자.

● 사례
40세, 여자 공무원인 A씨는 자영업을 하는 남편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딸이 각각 1명씩 있다. 월수입은 500만원(별도의 자산 3억원)이고, 보험상품은 본인이 6건, 남편이 4건, 아들과 딸이 각각 2건씩 가입하고 있다<(표1) 참조>.

- 가입보험현황 분석

가입대상자, 보장금액, 보장기간, 납입보험료 등의 적정여부, 보험가입시기, 잔여 납입기간 등의 기준으로 현재 가입하고 있는 A씨 가족의 보험가입 내역을 분석해 보자.

현재 A씨 가족의 전체보험료는 182만5천원(연금 포함)이며, 연금보험을 제외한 보장성보험의 보험료 합계는 72만5천원이다. 현재 월소득이 500만원 정도이므로 보장성 보험료가 월소득의 14.5% 수준으로 조금 많은 편이다. 그리고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의 경우에는 별도로 저축의 관점에서 보아 보장성보험과는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A씨는 건강, 암, 종신, CI, 변액유니버셜, 연금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보장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보장이 중복되어 있다. 이미 건강보험과 암보험, 그리고 종신보험을 가입한 상태에서 CI보험을 추가로 가입하면서 중복이 발생하였다. CI보험이 장점은 있지만 A씨는 이미 사망보장과 질병보장에 대해 아주 저렴한 조건의 보험료로 가입이 충분하게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CI보험에서 보장하는 사망보장과 질병보장이 중복되고 있다.

또한 연금보험을 이미 가입한 상태에서 많은 보험료의 변액유니버셜 보험을 추가로 가입하였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납입과 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으로 노후에는 연금 기능까지 할 수 있는 보험상품이다. 별도의 연금보험 없이 변액유니버셜 보험만으로 노후를 준비하기에는 리스크가 있으므로 A씨처럼 안정적인 연금을 일부 준비하고 추가 보완 기능으로 변액유니버셜보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중도에 다양한 용도의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납입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배우자의 경우에는 건강보험, 암보험, 종신보험, 연금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질병 및 재해에 대한 보장을 80세까지 적절하게 받을 수 있는 양호한 상태이다.

자녀들은 어린이보험만 2건에 가입이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큰 보장을 받고 있으나 보장이 중복되어 있다.

- 리모델링 제안

A씨의 경우 보장기간이 80세까지인 S1생명의 건강보험과 W암보험으로 질병에 대해서 충분한 보장이 되어 있고, 사망 또한 S2생명의 종신보험으로 보통 평균적으로 가입하는 1억의 적절한 금액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얼마 전에 가입한 CI보험은 이미 가입한 건강, 암보험과는 질병보장이 중복되고, 사망에 대해서는 종신보험과 중복되고 있다.

그런데 건강, 암보험과 종신보험은 CI보험보다 예정이율이 높을 때 가입한 보험상품으로 현재와 비교하면 보험료가 매우 저렴하게 가입되어 있으므로 건강, 암, 종신보험은 계속 유지를 하고 CI보험은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하면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재해사망보험금은 2억8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줄어들게 되며, 질병사망보험금은 2억4천만원에서 1억6천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연금보험은 현재 판매되고 있지 않은 확정 금리 형 상품으로 높은 이율(예정이율 7.5%)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향후 노후대비를 위해서는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보험료가 매우 많기는 하지만 활용도가 매우 많은 상품으로 향후에는 연금이 부족 시에는 연금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므로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다.

남편의 경우에는 가입하고 있는 건강보험, 암보험, 종신보험, 연금보험이 모두 적절하게 가입되어 있으므로 모두 유지를 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경우에는 현재 똑같은 보장을 하는 두 개의 보험 상품이 가입되어 있으므로 이미 납입이 완료된 K생명의 어린이보험은 유지하고, 얼마 전에 가입한 S생명의 어린이보험은 정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S생명의 어린이보험은 예정이율이 매우 낮게 설계된 상품으로 보험료가 다른 상품에 비해 비싸므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녀에 대한 보장은 고액의 정액을 주로 보장하는 생명보험사의 상품은 이미 가입이 되어 있으므로 나중에는 실제치료비를 받을 수 있는, 특히 통원만 해도 보험금이 지급되는 손해보험사의 어린이보장성보험 가입을 추가로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인스밸리 서병남대표이사(suh4048@insvalley.com)